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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 예술

새김천시단- 청령포

새김천신문 기자 입력 2024.10.31 08:57 수정 2024.10.31 09:14

편재영(시인·율곡동 스위첸아파트)

산은 옛 산이고

강은 옛 강이다

사람은 옛 사람이 아니다

 

사람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 솔숲으로 들어간다

단종이 유배되어 살던 자리

초가집 행랑채에 궁녀가 일을 하고
기와집 본채에 단종이 글을 읽고
갓 쓰고 모시 두루마기 입은 선비가 절을 하고 있다

 

까마득한 조선시대를 들여다본다

도대체 왕의 자리가 무엇이기에
바른말 하는 선비를 죽이고

삼촌이 어린 조카를 죽이는가?

 

원자로 태어나서
문종이 너무 일찍 죽는 바람에

열두 살에 왕이 된 죄 밖에 없는데

세조에게 왕을 빼앗겼다
 
어른들의 거센 파도에 떠밀리어
갇힌 처량한 운명

서쪽은 천길만길 암벽

동 남 북쪽으로 강물이 흐르는 청령포
 
어소(御所)를 에워싼 충신 같은 노송 한그루
담을 넘어 들어가서 그늘지고

관음송은 육백 년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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