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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김천시 영동군 무주군은 이웃사촌”

권숙월 기자 입력 2024.10.07 15:14 수정 2024.10.07 15:21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로 지역감정 허물어지다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로 갈라진 지역감정이라는 민심의 장벽은 1980년대까지 극에 달했다. 정치영역에서 풀어내지 못한 이 같은 병폐는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해묵은 과제로 남았고 마침내 삼도봉을 경계로 이웃한 삼시·군의 문화원이 중심이 돼 삼도봉 대화합 협약서를 체결하고 삼도봉 정상에서 매년 만남의 날 행사를 갖는 것으로 화합의 계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제36회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를 기념해 삼도간 지역화합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는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와 관련한 특집기사를 통해 이 사업의 역사를 되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매년 10월 10일이면 해발 1,176m 백두대간 삼도봉 정상은 형형색색의 등산복으로 사람단풍이 물들어간다. 삼도봉은 경상북도, 전라북도, 충청북도 삼도가 이 정상으로부터 나뉜다 해서 삼도봉이라는 산 이름을 얻었다.
삼국시대에는 신라와 백제, 가야, 고구려가 삼도봉 일대의 준령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신라와 백제간의 공방전은 삼도봉터널을 지나 무주군에 남아있는 나제통문의 이름에서도 짐작하게 한다.
신라의 삼국통일과 함께 거의 사라졌던 지역간의 장벽은 1970년대 들면서 정치적으로 다시 부각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가 되고 말았다.
1989년 문화교류를 통한 지역감정 해소라는 명분으로 당시 금릉문화원, 영동문화원, 무주문화원이 중심이 돼 삼도의 경계인 삼도봉에서 만남의 날 행사를 하기로 결의가 이뤄졌던 것이다.
10월 10일이 가장 삼도봉 단풍이 아름답고 기억하기 좋다는 데 의견이 일치됐고 1990년 마침내 산 정상에 삼도봉 대화합 기념탑이 세워졌다.
세 마리의 거북이와 용이 하나의 여의주를 이고 김천, 영동, 무주 방면을 바라보는 형상으로 웅장하게 세워졌다.

당시 산 정상에 거대한 석물을 옮길 방안이 없어 군부대의 지원을 받아 시누크 헬기가 동원되기도 했다.

1995년에는 금릉군과 김천시의 통합에 따라 기념탑에 이 같은 사정을 기록한 보조비를 세우고 김천시와 김천문화원이 참가하게 된 것이다.
매년 한 차례의 빠짐도 없이 10월 10일 만남의 약속을 지켜온 성과가 전국에 알려지고 인근 시·군민만이 아닌 산악동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산악축제로까지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2011년에는 대통령소속 사회통합위원회가 주최한 영호남 지역화합운동 우수사례발표에서 삼도봉행사의 사례가 발표되고 사회통합에 기여한 공로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어 2012년 10월 10일 제24회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에는 사회통합위원회 송석구 위원장이 참가한 가운데 삼도봉 대화합 기념탑 아래 삼시·군의 염원을 담은 화합타임캡슐 매설식을 가지기도 했다. 이 타임캡슐은 제50주년 삼도봉행사가 열리는 2038년 10월 10일 개봉이 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도봉 대화합 협약

소백산 기슭 삼도봉 (해발 1,176m)은 충북, 전북, 경북 3도의 분기점이다.
삼한 이래 삼도봉을 사이로 촌락을 이뤄 한때는 독립된 국가로서 자웅을 겨루기도 했고 세시풍속 또한 달랐으나 백성들은 서로가 이웃해 그 인정을 면면히 이어 왔으며 국난 시에는 3도의 구심점으로 결속의 장이 돼왔던 삼도봉.
그러나 오늘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 시기와 원인이 명확지는 않지만 지역간의 감정과 갈등이 표출돼 국민화합을 저해하고 있음은 실로 가슴 아픈 일이다.
이에 인접 시군민의 뜻을 모아 1989년 10월 10일 삼도봉 정상에서 새로운 역사의 장을 마련한바 영원히 그 뜻을 기리고자 대화합의 협약을 정한다.

제1조 인접 시군은 지역간의 교류를 통해 시군민 상호간의 우의를 돈독히 하고 이의 발전을 추구하는 모든 시책을 뒷받침한다.

제2조 각 시군은 아래의 활동을 장려하고 지원하며 지속시킨다.
1. 매년 10월 10일 3시군민 만남의 날로 정하고 삼도봉에서 기념행사를 갖는다.
2. 만남의 날 행사는 3시군 공동 주최로 1989년도에는 무주군 주관으로 실시한데 이어 1990년도 영동군, 1991년도 금릉군의 순으로 연번 실시했으나 1995년도 김천시와 금릉군이 통합됨에 따라 이후에는 별도의 협의에 의한다.
3. 만남의 날 행사는 미래지향적이며 발전을 위하여 매년 각문화원으로 하여금 행사를 주관하게 하며 각 시군은 이를 적극 지원한다.
4. 각 시군은 문화행사 등 시군단위 행사에 상호 초청한다.
5. 각 시군은 행정 정보의 교환, 지역개발에 공동 참여 등 협력 관계를 유지 발전시킨다.

제3조 각 시군은 협약의 성실한 이행과 발전을 위해 행정지원이 필요할 시에는 실무진을 구성 협의토록 한다.

제4조 각 시군 협약의 효력은 협약서를 교환한 날로부터 발생해 본 협약의 변경 등은 3시군 협의에 의한다.

제5조 보다 발전적이고 세부적인 사항은 행사주관 단체간의 협의에 의한다.


1989년 10월 10일 제정
1995년 10월 10일 개정

충청북도 영동군수 영동문화원장
전라북도 무주군수 무주문화원장
경상북도 김천시장 김천문화원장

<자료제공 김천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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