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여자중학교 얼레 제25집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이 발간됐다.
33년 전 출발해 오늘에 이른 얼레문우회 작품집엔 31대 김희정, 김서현, 윤경미, 윤서영, 정예영의 시 21편과 제32대 김소영, 김예린, 박나운, 이다희, 전소연의 시 27편, 33대 김아영, 김정원, 정예나의 시 9편이 수록됐다.
씨앗 싹을 틔우듯/ 시도 싹이 튼다// 씨는 햇빛을, 시는 마음을/ 씨는 이슬을, 시는 글자를// 점점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어/ 정성껏 가꾼 씨와 시는// 그늘을 내어 사람들을 쉬게 하고/ 열매를 맺어 풍요로운 삶을 선물한다// 오늘도/ 나는 싹을 틔우는 마음으로/ 시를 피운다
맨 앞에 수록된 김희정의 ‘시를 피우다’ 전문이다.
얼레 제25집엔 교외 수상 시와 산문도 수록됐다. 김정원(1학년), 이영경, 이지원(2학년), 권예송, 이은재(3학년)의 시와 김성령, 조민선(2학년)의 산문이 수록됐다.
또한 교내 시 경험 쓰기 우수작(1학년 김은주, 김가영, 조다연, 이서진, 이유림)과 교내 독서감상문 쓰기 우수작(2학년 윤자영, 김예슬, 김윤아, 우나윤, 노채린, 김서정, 안애린, 이지윤), 교내 서평 쓰기 우수작(3학년 권예송, 김희정, 김서현, 김슬기, 이동효, 안서영, 백서영, 김서현)이 수록됐다.
얼레 제25집엔 졸업생 작품도 수록됐다. 30대 백가은의 ‘고마운 사람’, ‘일기장’과 손예진의 ‘첫 만남’과 ‘그리운 온기’를 수록해 읽을거리를 더했다.
이영민 교장은 간행사를 통해 얼레 제25집을 이렇게 소개했다.
“여기 스물다섯 번째 얼레 문집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에는 그동안 갈고 다듬은 학생들의 마음이 모여 있습니다. ‘세계와 인생을 사랑하고 괴로움 속에서도 사랑하고 태양의 한줄기 빛ㅇ데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문학의 참다운 길’이라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문학은 사람 속에서 부대끼면서 만들어가는 우리 삶의 모습이며 삶을 이끌어가는 빛입니다.”
책 뒤엔 윤명로 서울대 교수가 ‘샘터’ 1994년 1월호에 발표한 얼레에 대한 소개 글도 수록했다.
“얼레란 연의 실을 감고 푸는 기구의 이름이다. 이 기구를 풀고 감을 때마다 창공의 연은 공간을 가로지르면서 천태만상의 몸짓을 한다. 때로는 유유히 때로는 곤두박질을 치면서 마음의 끈이 연줄을 따라 오색의 연발에 머문다. 작품이란 결국 얼레의 틀을 감고 푸는 것처럼 감정을 풀고 감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는 하나의 형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