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남 시집 ‘북극곰이 내린다’(시인동네)가 발간됐다. 김천에서 태어나 계명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2015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 당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박화남 시인의 ‘황제펭귄’, ‘맨발에게’에 이은 세 번째 시집 ‘북극곰이 내린다’는 ‘구두의 자격’, ‘그림자 거울’, ‘그녀의 온도’, ‘반려인간’ 등 68편의 시가 4부로 나눠 편집됐다.
우산을 쓴 북극곰이 소나기로 내려요// 처음엔 정장 입은 남자인 줄 알았죠// 먹이를 찾는다길래/ 죽은 생선을 건넸어요// 알죠? 으르릉대며 얼굴을 할퀴었어요// 그들의 먹이란 게 빙하 말고 어딨겠어요// 우리는 싱싱하지 않죠/ 죽은 걸로 사는 걸요// 그들이 불어날수록 도로는 떠내려가고// 지붕은 비를 피해 달아나기 시작했어요// 한바탕 곰은 사라졌는데/ 내가 사나워졌어요
표제 시 ‘북극곰이 내린다’ 전문이다.
“비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내렸다.
비를 주워다가 밑줄을 긋고 놀았다.”
시인의 말을 위와 같이 시로 쓴 박화남 시집 ‘북극곰이 내린다’ 해설은 김효숙 문학평론가가 ‘리듬을 찾아가는 삶, 그리고 글쓰기’ 제목으로 썼다.
“시조는 운율로 형식적 리듬을 유지하는 장르다. 내용에서도 리듬을 읽는 경험을 박화남 시인이 할 수 있었던 건 그가 삶의 리듬을 발견하고 발명해 내는 일에 각성된 시인인 까닭이다. 박 시인은 역류하는 감각과 역발상으로 뻔한 선형적 사유로는 놓칠 법한 진실을 캐 나간다. 그는 과거를 추수하거나 추억을 말아 올리는 낭만에 빠지지 않고 동시대에 공존하는 인간·비인간의 상호성을 세심히 탐색한다. 그러나 박화남 시인이 정작 바라는 것은 누구나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계이며 그는 이에 대한 기대와 열망으로 시를 밀고 나간다. 그의 시적인 실천은 언제나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을 이상적인 리듬으로 아는 삶의 태도에서 출발한다.”
그동안 중앙시조신인상, 김상옥백자예술상 신인상 등을 수상한 박화남 시인이 2026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로 발간한 시집 ‘북극곰이 내린다’는 118쪽 분량이며 책값은 12,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