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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종합

사색의 창- 끝나지 않을 ‘우리들의 이야기’

새김천신문 기자 입력 2019.11.28 20:15 수정 2019.11.28 21:48

조규창(서양화가, 환경미술협회 부이사장)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그리움의 대상인 고향 김천이 있어서 나는 참으로 행복하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이 마냥 좋아서 집 마당이나 달력 뒷면에 시골 풍경을 그리면서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소중히 키워나갔다.

미술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미술공부를 시작한 것은 김천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이국봉 미술선생님(작고하심)을 만나면서였다.
작업실에서 기초 소묘와 수채화를 배우고 있을 때 항상 늦은 시간까지 유화 작품을 열정적으로 작업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나 또한 선생님처럼 열정적인 화가로서의 같은 길을 걸어가겠노라 다짐하며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며 지금까지 달려왔다.

따스한 시각 언어로 빚어 낸 ‘우리들의 이야기’는 상징적인 기호와 셰마(schema)로 표현한 나의 작품 세계이다.
나의 그림 속 ‘우리들의 이야기’는 어린 시절 뛰어놀던 산자락이며 개울가이고 들판이다.
즉 이들은 모두가 아이들의 놀이마당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러한 놀이마당에서 아이들은 나무와 새를 보고 풀벌레와 물고기를 잡고 꽃을 보고 피리를 불며 갖가지 놀이를 통해 많은 이야기들을 엮어나갔다.

생동하는 자연 속에서 어린 시절 직접 체험한 상념들을 대중들과 공감할 수 있는 형체를 완벽하게 사실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에 대한 뉘앙스만 던져줘 화면을 자유롭게 구성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림은 대상의 형상성을 거부하고 이것을 나만의 기호와 셰마로 환언하여 소색의 바탕 위에 재구성함으로서 멀고 가까운 공간의 깊이를 제시하고 있다. 이 심도 있는 조형공간은 관객으로 하여금 어린 시절은 회상하게 하고 의식의 밑바탕에 깔려있는 무의식의 세계, 더 나아가서는 모든 존재의 본질을 직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자 한다.

나의 작품을 통해 많은 관객들이 세월 속에 잊혀져가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다시금 떠올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기운’을 북돋아주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며 여유로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작가로서의 궁극적인 목표인 셈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심신을 모토삼아 힘 있는 그림, 심도 있는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날 것이다. 나의 끝나지 않을 ‘우리들의 이야기’ 그 다음 이야기를 오늘도 구상해본다.

*봉산면 출신 서양화가로 현재 인천광역시에서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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