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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 예술

새김천시단- 그림자의 안쪽

새김천신문 기자 입력 2024.07.08 20:05 수정 2024.07.12 15:46

이태균(시인․전 김천문협 회장)


어제 나간 비가 소리 없이 돌아왔다

나는 온전히 당신에게 갇혀버린다
아, 그 순간의 나는 우울한 섬이었나 보다

바람이 여린 창문의 귀를 살짝 당기면
피아노의 선율이 짙은 커피 향을 표절하고
나는 또 바람의 연주자인 당신이 된다

한 생애 살 같이 자란 내 문장
때론 봄비나 바람처럼 조용히 밀려온다
많은 밤을 새워도 잘 데워지질 않는 건너편들도 있다

건너편들이 건너오길 간절히 기다리며
나는 못난 문장 안에서 내어줄 여백을 자꾸 찾아본다
건너편은 그냥 저녁처럼 남겨두리라

어느 순간에도 그림자는 있다
그 안쪽의 이름 모를 벼랑과 서쪽을 담아내어
바람과 봄비 같은 등 하나 내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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