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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칼럼- 거친 물살을 헤치고 오는 대구(大口)처럼

새김천신문 기자 입력 2023.01.10 18:54 수정 2023.01.10 18:54

백승한(수필가ㆍ순천제일대 교수)

대구(大口)는 북태평양 오호츠크해와 베링해 사이 바다에서 서식하다 겨울이면 해류를 타고 부산 가덕도와 경남 거제도 사이 진해만까지 내려온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철이다.
지난 30여 년간 인공수정과 치어 방류 사업으로 서서히 개체가 늘고 있으며 후손에게 이 귀중한 수산자원을 물려주기 위해 대구 산란기인 1월, 자망 포획은 금지하고 호망은 인공수정에 필요한 숫자만 잡도록 한다.(중앙일보 오피니언 가덕대구, 2021. 3. 2)
겨울이면 대구가 기다려지는 이유는 육질이 단단하고 지방이 적어 담백한 맛도 그만이지만 모진 풍파를 견뎌내고 북태평양에서 살아남고서 다시 태어난 곳으로 거친 물살을 헤치고 오는 대구가 반갑고 대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새해가 시작되었지만 올해 국내 10대 그룹의 신년사에서는 코로나19가 자취를 감추고 ‘위기’라는 키워드가 급부상했다. 기업들이 정부의 방역 완화, 세계 경제 악화 등 변화한 경영 환경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록 4위지만 위기는 지난 3년간 10위권 내에 단 한 번도 진입하지 못했던 키워드였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와 미중 갈등 고조 등 악재 속에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가 고조되면서 그룹들의 경각심을 갖고 여러 차례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데일리굿뉴스, 10대 그룹, 새해는 ‘코로나’ 대신 ‘위기’ 강조, 2023. 1. 3)

4차 산업혁명과 뉴 노멀 사회로 대표되는 미래사회 역시 변화의 폭풍은 거세질 것이며 생존을 위한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 필수적이다. 어느 때보다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어떻게 받아드리고 헤쳐 나갈 것인가는 오직 자신만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이다. 빌게이츠는 자신의 성공비결은 “두뇌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변화하려는 태도에 있다.”고 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에게는 지금이 고난의 시기이지만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을 가진 사람이라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은 “내가 잘되고 네가 실패하면 그것은 실패한 것이다. 함께 성공해야만 진정으로 성공한 것이다. 공생은 더 큰 성공을 약속한다.”고 했다. 주어진 운명이나 환경을 탓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부족하다. 비판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로 모두 하나가 되어 시지프스 신화의 “극복되지 않는 운명이란 없다.”는 말처럼 미래의 운명에 맞서서 이길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찾아야 한다.

암울했던 팬데믹 시대도 견뎌왔듯이 ‘K culture’로 대표되는 한류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Never ending’을 넘어 ‘To the continue’가 되어야 할 것이다. 어쩌면 대구는 사계절을 살아남아 매년 겨울마다 회귀(回歸)를 통하여 끊임없는 도전과 극복만이 무한경쟁의 세계에서 생존할 수 있는 필수 요소라고 역설하고 있지는 않은지. 미터급이 넘는 가덕대구를 바라보며 대구축제가 한창인 거제 외항에서 계묘년의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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