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철 첫 시집 ‘호젓한 소리 풍경’(천년의시작)이 출간됐다. 2019년 계간 ‘시원’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한 배진철 시인의 ‘호젓한 소리 풍경’은 ‘유리 감옥’, ‘드라마 파티’, ‘빗방울 전주곡’, ‘물의 언어’, ‘줄 서는 아침’ 등 85편의 시가 5부로 나눠 편집됐다.
강 건너, 가면 쓴 자들이 등지고 있다// 이쪽과 저쪽은 수많은 가면을/ 서로 돌려쓰고/ 칼날을 숨기고/ 때로는 얇은 가면을/ 어떨 땐 두꺼운 가면을 치장한다// 구릿한 냄새가 난다/ 쓰레기 썩어가는 소리의 진동/ 주검이 부패한 검붉은 깃발이 썩어가는 우레// 주심이 부재한 야생의 들판/ 혹독한 냄새가 숨을 멎게 한다// 공룡과 혈투하는 참혹한 광야/ 거대한 석산에 갇혀/ 가면을 벗어 강을 건너/ 끝내 맨얼굴의 들판으로 간다
배진철 시집 ‘호젓한 소리 풍경’에 수록된 ‘가면 유희’ 전문이다.
시집 해설은 시인이며 문학평론가인 오민석 단국대 명예교수가 썼다.
오민석 교수는 ‘충돌하는 세계의 음영’ 제목의 해설을 통해 “배진철 시집 ‘호젓한 소리 풍경’은 사물과 사람 그 자체가 순수하게 존재하는 공간을 이상향으로 삼는다”며 “이 공간은 어떠한 오염원도 없는 청정한 세계로, 시인이 꿈꾸는 순수함의 경지”라고 높이 평가했다.
오민석 교수의 해설을 좀 더 보자.
“이 시집은 충돌하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긴장 속에서 ‘호젓한 소리 풍경’을 찾아내려는 치열한 시적 노력으로 읽힌다. 시인이 탐구하는 ‘순수한 공간’은 단순한 평화나 무풍지대가 아니라 고통과 모순이 투영된 현실 한복판에서도 여전히 희망과 위로를 발견하려는 의지의 공간이다. 이러한 점은 오늘날 현실의 암울함 속에서도 삶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찾아내려는 독자들에게 큰 공감과 치유의 힘으로 다가온다.
결국 배진철의 시집 ‘호젓한 소리 풍경’은 현실의 폭력과 고통을 안고 있는 우리 시대의 모습을 냉정히 응시하면서도 그 속에서 숨겨진 온기와 평화를 발견하려는 문학적 시도다. 이런 점에서 이 시집은 오늘날 현대인이 겪는 내적 갈등과 생존의 고민을 깊이 있게 드러내면서 동시에 위로와 희망도 선사하는 가치 있는 문학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배진철은 시인의 말을 이렇게 썼다.
“글의 숲에서 숨 쉬며 유빙처럼 흩어져 떠다니는 조각을 모아 질박한 언어를 재단한다.
작은 물상도 존귀함을 받아들이며 날마다 소박한 언어로 생각의 숲에 가슴과 혼을 심는다.”
청주대 행정학과와 경북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배진철 시인은 경희사이버대 문화창조대학원 미디어문예창작과와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를 수료했다.
2024년 계간 ‘한국문학예술’ 신인상 수필 부문에 당선한 배진철 시인의 수상 경력으로는 제24회 매일한글글짓기 산문부 장원, 제15회·제17회 공무원문예대전 수필부문 동상 등이 있다.
텃밭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6권의 동인 시집 출간에 참여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다.
천년의시인선 177번으로 출간된 배진철 시집 ‘호젓한 소리 풍경’은 144쪽 분량이며 책값은 11,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