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어린 시절 부르던 노래가 생각난다
수십 년 살던 집 뒤로 하고 이사를 하려니
몸만 빠져나가면 좋을 텐데,
그릇 하나 용품 하나 모두 추억이 쌓여있고
정이 차 있다
손때 묻은 생활용품 담금주 전기제품
어느 것 하나 과감히 버릴 용기가 나지 않는다
새집엔 장롱도 피아노도 받아들이지 않으니
모두 버리고 가는 게 상책인데,
애착이 가지만 낡은 고물을 갖고 가 어디에 둘 건가
세월을 머금은 이 몸은 바꿀 수 없지만
주변이라도 산뜻하게 하는 게 가족에 대한 배려 아닐까
이럴 땐 허물만 벗고 떠나는 매미가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