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시인이 제10회 천강문학상 시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김천에서 출생해 ‘시산맥’ 시부문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한 김대호 시인이 ‘허공버스’ 외 2편으로 천강문학상을 수상한 것.
천강문학상은 의병장 곽재우 장군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충의정신 함양 및 문학의 저변확대와 우수문인 배출은 물론 충의의 고장 의령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09년 경남 의령군이 제정한 상. 시·시조·소설·아동문학·수필부문 대상, 우수상 수상자를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김대호 시인은 26일 의령군문화회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상패와 700만원의 상금을 부상으로 받았다.
허공은 만원버스다/ 발 디딜 틈은 고사하고 숨쉬기도 힘들다// 곗돈 떼인 여자가 친정 언니에게 무선 전화를 한다/ 말을 내보내는 동안에도 여자의 몸은 점점 뚱뚱해진다/ 머리에 파일로 저장된 분노는/ 압축이 풀리면서 온몸으로 번진다/ 여자의 입에서는 속기로도 받아적을 수 없는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일부만 언니의 귀에 담기고 나머지는 허공을 탄다//…<중략>…// 중력도 없이/ 비어 있다고 믿었던 허공/ 죽음 다음에 내 혼의 거처가 될 것이라고 상상한 그곳, 무색무취의 노선을 오가는 버스는 지금 만원이다
수상작 ‘허공버스’ 부분이다.
심사는 유성호 문학평론가와 유홍준 시인이 맡았다.
“김대호 시인의 ‘허공버스’ 외 2편은 수상자의 남다른 사유와 역량을 대번에 알려주었다. 그는 삶의 우울이나 비애를 이채로운 활력으로 전환해내는 일관된 상상력과 언어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활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삶을 바라보는 부지런한 몽상의 운동과 궁극적 긍정의 마음일 것이다. 특별히 ‘허공버스’는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소란과 우울의 장면들을 세계 내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가지는 필연적인 미적 반응의 한 양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을 통해 “수상작들의 언어, 상상, 전언이 모두 단단하게 결속돼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대호 시인은 수상소감을 통해 “추풍령 아래 조그만 커피집을 차려서 살고 있다”는 말로 시작된 수상소감을 발표했다.
난 그 작은 세계에 담겨 조심조심 시간의 활보를 지켜보았다. 매일매일 같은 시간이 찾아왔고 12시나 3시 따위, 생기는 순간 중고가 돼 버리는 시간들의 압제를 받으며 난 괴로워했다, 그런 괴로움이 날 키웠다. 그리고 자문해본다. 난 어디쯤 와 있는 걸까? 시를 공부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의 은혜를 입었다. 특히 곁에서 지지부진한 성장을 지켜봐 준 아내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같이 공부하고 아파했던 주위의 문우들, 그들에게도 좋은 글로 보답하고 싶다.”
봉산면 신암리에서 ‘시남커피집'을 운영하며 시를 쓰고 있는 김대호 시인은 2010년 수주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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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상식장에서 부인 박미애씨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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