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소면 봉곡리 정운현(71세)씨가 계간‘문학예술’ 제79회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 등단을 했다.‘문학예술’ 2022년 가을호에 ‘깊은 속내’, ‘잠재의식’, ‘자주 가는 집’ 등 3편이 당선돼 시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훈련병 시절/ 재식훈련과 총검술을 거쳐/ 첫 추위가 닥친 겨울 종합각개전투 날이다/ 얼음이 언 개울이 출발선이다/ “엎드려쏴”를 몇 번 하니 온몸이 얼음과 진흙으로 뒤법벅이다/ 훈련을 끝내고 소감 발표시간/ “사내아이를 낳지 않겠습니다”/ 큰소리를 질렀다/ 결혼 후 첫딸, 둘째도 딸이다/ 설마 셋째도 딸일까/ 아내와 아들을 기다렸지만 딸이었다/ 딸 셋 낳고서야 아들을 낳지 못하는 이유를 알았다/ 사내아이를 낳지 않겠다던/ 잠재의식 때문이란 걸
당선작품 중 한 편인 ‘잠재의식’ 부분이다. 심사는 장윤우·이일기·권숙월 시인이 맡았다.
이들 심사위원들은 “시는 읽으면 만져지고 느껴지는 선명한 이미지가 있어야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인데 정운현의 시가 그렇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정운현 시인은 평범한 소재라도 비범한 이미지로 표현하는 힘이 있다. 좋은 시는 어떤 사물 위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리라. 앞으로도 치열한 시 정신에 뛰어난 관찰력으로 독자들에게 신선한 감동 주는 참신하고 좋은 시 많이 써주기 바란다”는 심사평을 했다.
정운현 시인은 당선소감을 이렇게 썼다.
“가족의 삶을 위한 생활을 접고 고향이 아닌 김천에서 귀촌 생활을 시작한 지 22년, 문득 나의 생활을 갖기 위해 김천문화원을 찾은 지 4년 만에 권위 있는 종합문예지 ‘문학예술’ 신인상 당선 소식을 들었습니다.
시를 통해서 과거에 느끼지 못했던 잘못을 알게 되고 깊게 후회도 하고 또 미래의 그림을 그리며 거꾸로 젊어지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증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문학예술’ 발행인을 비롯한 심사위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더욱 멋진 작품으로 보답할 것을 다짐합니다.“
대구 출신으로 경북산업대를 졸업하고 KEC에서 28년(총무부장 역임) 재직하고 퇴임한 정운현 시인은 김천문화학교 문예창작반과 백수문학관 문학아카데미 시·수필반에서 문학수업을 해왔다. 여울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동인시집 ‘시소리 마을’, ‘여울의 노래’, ‘그치지 않는 여울물’ 등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