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시설 자체점검이란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방시설이 설치된 특정소방대상물의 관계인이 정기적으로 자체점검을 하는 제도이다. 이 중에서 소방안전관리자를 선임해야 하는 특정소방대상물인 소방안전관리대상물의 관계인은 자체점검 실시결과 보고서를 소방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소방시설은 건축허가 등의 법적 절차에 따라 설계‧공사‧감리 등의 소방시설업을 통해 설치되는데 한번 설치되고 나면 평상시에 일상적으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언제든지 화재가 발생하면 즉시 작동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신뢰성이 중요하다. 인위적 조작을 통한 점검을 정기적으로 해주어야 소방시설을 정상적인 상태로 유지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고 방치하면 아무리 성능이 좋은 소방시설이라도 정상적인 작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필연적이다.

이것이 소방시설 설치 이후의 유지 관리가 중요한 이유이며 현행법에서는 관계인에게 자체점검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소방시설의 방치를 방지하고 작동의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소방시설 자체점검을 올바르게 하기 위해서는 관계인으로서 몇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책임 의식을 갖는 것이다. 자체점검은 공공의 안전을 위해 관계인이 주체가 되는 작위 의무이며 그 책임 또한 관계인에게 있다.
소방안전관리자를 관계인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관계인이 아닌 소방안전관리자 명의로는 점검결과보고서를 제출할 수 없다. 또한 소방기관에서 시행하는 소방특별조사에 대해서 소방시설을 점검해 준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는 관계인이 적법하게 소방시설을 유지‧관리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소방시설을 살피는 것이다.
이러한 오해들로 관심이 소홀해지지 않도록 제도에 대한 관계인의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

둘째, 소방시설 설치 현황을 숙지하는 것이다. 점검자인 관계인이 어떤 종류의 소방시설이 설치되어 있는지조차 정확히 모르고 있어 자체점검의 실효성이 의심되는 경우가 있다.
소방시설공사가 완료된 후 소방시설 완공검사증명서가 소방서에서 발급된 경우라면 이를 통해 소방시설의 종류를 확인할 수 있고 소방계획서에도 작성해 두어 관리해야 한다. 소방시설의 세부 현황은 해당 소방시설업자에게 문의하거나 소방시설관리업자에게 자체점검을 위탁해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셋째, 법에서 정해 둔 방법에 따라서 점검하는 것이다. 자체점검을 표준이 없이 임의롭게 한다면 점검자마다 그 방법과 내용이 달라 점검결과에 일관성이 없을 것이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점검결과를 확신하는 점검자와 지식과 기술이 부족하여 미흡한 점검이 돼버린 현실 사이에는 안타깝게도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가 다분히 작용하고 있다.
자체점검은 점검기구를 이용해야 가능하고 자체점검표에 있는 점검항목에 따라 점검해야 한다. 특히 소화펌프가 있는 경우에는 펌프성능시험을 통해 각종 물리량을 측정하는 점검도 포함된다.

넷째, 점검결과보고서를 사실 그대로 작성하고 제출하는 것이다. 점검결과가 불량이면 안 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점검해서 불량사항이 나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점검의 목적이기도 하다. 이 경우 불량 사실 그대로 보고서를 작성하면 되며 문제가 된다면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때에 해당된다. 오히려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 경우가 거짓 보고로 위반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
소방시설관리업자에게 자체점검을 위탁한 경우에도 역시 점검결과보고서 제출에 대한 책임은 관계인에게 있다는 것 또한 유의해야 할 점이다.

소방시설은 화재현장에서의 소방대원보다도 더 많은 인명을 보호할 수 있다. 자체점검은 나와 공공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보험’이자 인명을 구하기 위한 작은 실천이 아닐까. 금화원(禁火院, 1066년) 이후 천 년에 가까운 소방 역사가 있는 선진국 면모에 걸맞도록 앞으로 소방시설 자체점검이 보다 내실 있게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