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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 예술

김천인이 낸 책- 황명륜 시조시화집 ‘추풍령을 넘으며’

권숙월 기자 입력 2020.10.18 17:13 수정 2020.10.18 17:13

‘황악산 단풍’ ‘바람의 빛깔’ ‘백목련 피는 아침’ 등 109편 수록


황명륜 시조시화집 ‘추풍령을 넘으며’(푸른사상)가 발간됐다. 1977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조시인이며 1983년 대한민국미술대전 한국화부문에 입선한 화가인 황명륜 시조시화집엔 시조와 여러 점의 한국화 작품이 수록돼 읽을거리에 볼거리를 더했다.
시조작품은 ‘황악산 단풍’, ‘바람의 빛깔’, ‘갠지스의 일출’, ‘백목련 피는 아침’, ‘봄소식’ 등 109편의 시조가 5부로 나눠 편집됐다.

추풍령 고개 너머/ 가던 길 잠시 멈추고// 숲속의 발자욱 소리/ 기침 소리를 듣는다// 그 누가/ 오고 갔는지/ 먼 옛길의 이 흔적들.// 쑥물 같은 세월 속……/ 그 어느 시인의 숨소리// 바위틈/ 돋아난 풀잎/ 풀잎피리 혼자 불며/ 한세상/ 살다 간 사람들/ 발자욱을 듣는다.
표제시조 ‘추풍령을 넘으며 전문이다.

황명륜 시인은 ‘작가 노트’를 이렇게 썼다.
“추풍령을 넘나들며 항상 마주 대하는 산이 황악산이다. 기교가 없는 평범한 산이면서도 가을이면 가장 먼저 단풍이 내리고 겨울이면 눈이 제일 먼저 쌓여 무심코 살아가던 나로서는 이 산을 통해 계절을 읽을 수 있어 좋고 새소리 바람 소리 물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다.
인생에 있어서도 세월을 속일 수 없는 것이 어찌 계절뿐이겠는가? 세상만사에 모든 감각이 둔해지고 말수도 주는 것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스스로 세월을 잊고 사는 것이 한심스러울 때도 있다.
가진 것 없이 맨발로 자연의 한 부분이 돼 살아가는 사람을 생각하면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있다. 결국 인생은 모든 것을 버린다.”

발문은 우한용 서울대 명예교수가 썼다.
“시인은 산과 은밀하게 터놓는 교감을 하고 있다.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황악산은 금관을 쓴 여인-어쩌면 선덕여왕쯤일까-으로 시인에게 다가온다. 열적어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귀를 다른 데로 준다. 계곡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잔잔하다. 그 물소리가 내 안으로 흘러들어와 그렇지, 그렇지 하면서 고개를 주억거리며 혼자 웃는다. 지나온 세월을 헤아려본다. 세월의 흐름이 이렇거니, 세월은 나를 기다려주는 법이 없다. 일월서의 세불아여(日月逝矣 歲不我與) 공자도 그렇게 한탄했거니, 그런 생각을 하는데 문득 황악산이 그 넓은 품으로 뜨거운 숨결을 내뿜으며 다가온다. 시인은 산과 하나가 된다.”
우한용 교수의 ‘시와 그림 속에 피어나는 세월의 향기’ 제목의 발문 일부분이다.

대한민국정수대전 초대작가, 한국문인협회 김천지부장, 한국예총 김천지부장 등을 역임한 황명륜 시인은 그동안 시화집 ‘백지 위에 꽃눈을 놓고’, 수필집 ‘길을 묻는 사람’, ‘목어의 울음’ 등을 발간했다.
수상경력으로는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대상, 제1회 김천시문화상, 예술문화 공로상, 매일미술대전 한국화부문 최우수상, 동아미술제 한국화부문 특선,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2회 등이 있다.

하드커버 201쪽 분량의 황명륜 시조시화집 ‘추풍령을 넘으며’ 책값은 1만7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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