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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종합

살며 생각하며- 삶의 활력소

새김천신문 기자 입력 2020.07.23 07:08 수정 2020.07.23 08:00

편재영(시인·율곡동 스위첸A)

지난 설 연휴를 딸네 식구와 하와이에서 보냈다.
김포공항으로 도착하니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보다 먼저 인천공항으로 도착했다며 파문이 일었다.

오랜만에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 친구들이 경계 대상으로 여기는 것 같아 만나기가 조심스러웠다.
답답한 일주일이 지나갔다.
그래도 매일 나다녔는데 나라에서 소모임을 금지시켰다.

하루 종일 집에만 있자니 무료하기 짝이 없었다.
그저 만만한 게 텔레비전인데 평소 잘 안보던 tv조선 미스트 트롯을 찾아보았다.
진성의 ‘태클을 걸지 마’ 트롯을 부르는 성악가 김호중을 처음으로 보았다
뛰어난 성량에 감탄을, 가사에 감동을 진하게 받았다.
선곡을 참 잘 했다.

오래 전 김천예고에서 영화 촬영한다며 유명한 배우들이 왔다고 하더니 그 영화가 바로 김호중이 있어 만들어진 ‘파바로티’였다.
*
예쁘장한 남자가 태권도 도복을 입고 맨발로 나왔다.
박상철의 ‘무조건’ 노래를 부르며 공중돌기를 하는데 나른한 일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가 바로 세계태권도 품세 일등 나태주 선수였다.

힘이 나게 하는 동작을 하느라 얼마나 힘이 들까 애가 많이 쓰였다.
화면으로 본 엄지발가락 모양이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나라 사랑과 인간미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고민 고민하다 카페로 모여들었다.

카페에 모인 팬들은 좋아하는 연예인에 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지금까지 모르고 살아온 예능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요모조모 관찰도 하게 된다.
연예인은 팬들을 잘 모르지만 팬들은 연예인에 관해 공감대를 이루며 의좋게 지낸다.

나이와 상관없이 거리 불문하고 좋아 할 수 있는 파랑새가 있기에 눈에 불을 켜고 쳐다보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엄마 얼굴을 모른다는 나태주의 말에는 밤이 새도록 혼자 흐느껴 울게 한다.
팬들이 인정해주고 응원해 주는 말 한마디가 삶의 활력소가 되어 다시 일어선 젊은이들, 그대들이 있기에 코로나19도 잘 이겨낼 수가 있어 고맙다.

지금 생각해 보니 고등학생시절 딸아이가 서태지한테 반해 이른 새벽 부산행 기차를 탈 수 밖에 없었던 사건도 이제는 다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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