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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특별기고- 진짜 특단의 경기대응책을 세워라

새김천신문 기자 입력 2020.03.18 13:41 수정 2020.03.18 13:41

송언석(국회의원)


바야흐로 글로벌 복합위기가 오고 있다. 세계 최대 물동량이 오가는 미-유럽 간 대서양의 교류협력 창구가 막히며 경제적 손실은 감히 추산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거대한 쓰나미를 연상케 하는 경제타격 우려에 ‘세계 경제대공황’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할 지경이다. 특히 대외개방형 강소국인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파장이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다. 국가경제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무역의존도가 높은데 교역량 1·2위인 중국과 미국이 다 막혀있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재래시장,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가릴 것 없이 비명 한마디 제대로 외치지 못하고 줄줄이 말라죽어 가고 있다. 규제경제 혹은 국가주의 경제라 할 수 있는 文정권의 ‘사회주의적 소득주도성장 생체실험’으로 우리 경제는 경쟁력과 기초체력이 이미 바닥에 떨어진 상태였다.
주52시간을 강행해 근로의 자유와 권리를 말살했고 최저임금을 급등시켜 노동의 가치와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일자리 시장에 큰 혼란을 가져왔다. 투자도 고용도 메말랐고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줄을 이으며 겨우 세금에 기대어 연명하는 상황이었다. 경제에 기저질환이 있는 것처럼 기초 체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위기를 맞다보니 경제가 제대로 호흡조차 못하는 중증을 앓으며 운명할 지경에 놓이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코로나 사태를 두고 2015년 메르스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합쳐진 글로벌 복합위기로 발전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당연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먼저 비상 상황실 설치 문제이다. 정부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구성하고 특단의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다. 당연히 방역물품과 의료진 보강, 백신과 치료제 개발 등 의료시스템의 안정적 운영과 인적 물적 지원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있어야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특단의 대책이 나올 수 있을지 지켜보는 국민은 말만 무성하고 감성적인 사진 몇 장으로 상황을 모면하려해온 문정권의 그동안의 행태를 봤을 때 미덥지가 못하다는 입장이다.

둘째, 규제개혁이다. 현재 필요한 특단의 대책은 당연히 주52시간 근로제를 비롯한 경제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 국민 상식이다. 산업계에서 오랫동안 문제 제기한 국가에 의한 시장과 민간에 대한 과다한 통제와 규율 등 애로사항들에 대해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이용해서라도 일거에 해소해야 한다. 특히 이 사태 극복에 직접 연관된 산업 분야의 주52시간 근로제 예외 인정 등이 시급하다.

셋째, 금융시장 관련이다. 한국은행이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p 전격 인하했다. 사상 첫 0%대 금리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원론적으로는 경기 둔화가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고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파급영향을 줄이기 위한 적절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한 코로나 사태가 심각단계로 격상된 이후인 지난달 27일 열렸던 금통위에서도 금리동결 결정을 했던 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대폭 인하하자 금리격차를 줄이기 위해 급작스럽게 인하한 뒷북 대응이란 점은 큰 유감이다. 나아가 정부당국은 금리 외에 유동성 공급대책 등 추가대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온적이다. 일각에서는 금리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리지만 수요가 워낙 저조한 탓에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으로 보인다.

넷째, '심리적 경제방역' 부분이다.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안정조치도 필요하다. 국제유가 30$선 붕괴, 주식시장의 외국인 급매 및 안전자산인 금값 하락 뉴스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전해지면서 이미 심리적으로는 대공황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금융과 산업계는 복잡한 신경계처럼 얽혀있어 약한 충격에도 고리가 끊어지면서 연쇄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경제하부구조가 무너지지 않도록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심의 금융지원대책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다섯째, 세제지원도 필요하다. 특히 중국발 코로나의 피해가 극심한 대구와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부가가치세, 소득세, 법인세를 감면해 줘야한다. 간이과세 기준도 대폭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임시투자세액공제 확대 등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도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국제공조 회복이다. 지금 미국과 유럽이 서로 막혀있고, 독일마저 입국금지 대열에 동참하면서 유럽연합 내에 사라져가던 국경이 다시 되살아났다. 미국은 트럼프 이후 신고립주의적 경향을 보이고, G20의 기능은 거의 상실되었으며, 원유싸움으로 OPEC도 작동하지 않을 뿐더러 사우디와 러시아는 거의 보이지 않는 전쟁 중이다. 한마디로 글로벌 리더쉽이나 국제공조는 사라지고 각자도생만 남았다. 우리나라의 외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미국 일본 등과의 통화스왑 추진이 시급하다. 이념적 잣대로 재단할 일이 아니라 오로지 국가의 존립과 국익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대통령을 앞에 두고 경기가 거지같다고 진솔하게 표현한 상인의 말은 팍팍해진 국민들의 생활을 그대로 고백한 것이다. 얼마 전 재래시장에서 하루 종일 아무것도 팔지 못했다는 한 상인의 푸념을 들었다. 골목상권의 붕괴, 취약계층의 몰락, 양극화의 심화, 임대료조차 감당 어려운 자영업자의 폐업, 식당 주방 종업원의 실직, 인력시장 위축으로 생존의 기로에 놓인 일용직 근로자 등 사방팔방에서 곡소리가 들려온다.

‘특단의 대책’은 듣기 좋으라고 꺼내거나 책임을 면하기 위해 쓰는 미사여구가 아니다. 재난기본소득 같은 대규모 '헬리콥터 머니' 살포가 특단의 대책이 될 수는 없다. 여야와 정파를 떠나 관련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을 모아 머리를 맞대며 진짜 전례없는 특단의 대책과 지혜를 짜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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