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인 첫 시조집 ‘범종처럼’(황금알)이 발간됐다.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으로 문단에 나온 김석인 시조집 ‘범종처럼’은 ‘직지사 벚꽃’, ‘능소화 에세이’, ‘보름달 독서법’, ‘지리산 화엄경’ 등 64편의 시조가 4부로 나눠 편집됐다.
내가 가야/ 흔들리지/ 직지사 벚꽃나무// 열일곱/ 모로 접은/ 가시내 가슴 꼭지// 우짜꼬/ 훔쳐본 속내/ 내사 먼저 절정이네(1)
끈끈한 생의 허물 벗겨내고 싶었을까/ 무시로 절을 하는 천불전 보살처럼/ 밤하늘 닦아낸 손으로/ 가지마다 별을 달고// 마디뼈 꺾을 때마다 내려놓은 생각, 생각/ 명부전 긴 뜨락이 발갛게 물이 들고/ 참매미 울음소리가/ 소매 끝을 적신다(2)
시조집 ‘범종소리’에 수록된 ‘직지사 벚꽃’(1)과 ‘직지사 배롱나무’(2) 전문이다.
해설은 홍성란 시인(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이 썼다.
홍성란 시인은 ‘묵상하는 장독처럼 득음한 범종처럼’ 제목의 해설을 통해 “김석인은 겨울나기 하듯 끊임없는 자기 암시를 통해 존재의 부재와 고독, 소외와 결핍을 극복하고 정진해온 한 가족의 가장이기도 하고 묵상하는 장독처럼 기도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훈육해온 교사”라며 “진솔 진중해 정직한 시편을 선보여 왔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한 “조탁과 수식을 하지 않는 자연의 시경과 세상을 바루고자 하는 교정정신 그리고 불자의 지혜와 하심이 빚은 그의 시품이 진솔교정으로 읽힌다”고 했다.
“누군들 흔들리며 살지 않을까만 가족으로 삶으로 바람으로 나는 늘 흔들리며 살아왔다.
33년 교직 생활에 마침표를 찍으며 틈틈이 발표했던 졸작을 한데 묶는다. 자식처럼 아리라. 늦둥이 막내딸처럼 사랑스럽다.
속내를 꺼내 보이는 일이 겨울바람에 속살 헹구듯 시리고 부끄러워도 시조라는 바람 앞에 나는 또 흔들리고 싶다.
이 부끄럼을 떨쳐 버리기 위해 다음 시집을 준비해야겠다.”
김석인 시조집 ‘범종처럼’ 책머리에 쓴 시인의 말 전문이다.
경남 합천 출신으로 거창고를 거쳐 경북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김천중·고등학교 교사로 33년간 재직하다 얼마 전 명예퇴직한 김석인 시인은 그동안 한국문인협회 사무국장, 백수문학제 운영위원을 역임하고 대구시조시인협회, 오늘의시조시인회, 한국시조시인협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14회 오늘의시조시인상 수상.
단시조 21편, 연시조 41편, 사설시조와 혼합연형시조 각 1편이 수록된 김석인 시조집 ‘범종처럼’(황금알 시인선 207)은 116쪽 분량이며 책값은 1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