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규씨가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당선으로 문단 등단을 했다. 월간 ‘문학세계’ 2026년 8월호에 ‘얘야, 밥 먹고 가렴’, ‘배사장’, ‘엄마 언제 와’ 3편이 당선돼 시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엄마 전화다 “얘야, 밥 먹고 가렴” 동생들이 왔다 갔나 보다 갈치며 고기를 사 왔는데 고희를 바라보는 자식이 맘에 걸렸나보다 일주일에 한두 번 잠깐 들러 훌쩍 사라지니 늘 어린애로 보였나보다 자식이 좋아하는 갈치조림 취나물 쥐똥나물 맛있게 만들어 가져가라는 외사랑에 내심 귀찮기도 하지만 엄마 나름대로 즐거움인가 보다 정성 가득한 밥을 먹고 서둘러 나오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가 보다 아파트 현관 입구에서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 흔들고 있다 차 백미러에 비친 엄마의 모습 뿌옇게 드리운 안개만큼이나 가슴 먹먹하다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당선 작품 중 한 편인 ‘얘야, 밥 먹고 가렴’ 전문이다.
심사는 박영교 김천우 조용연 시인이 맡았다.
심사위원회는 ‘일상에 얼비치는 어머니와 자화상으로 비춰보는 자아’ 제목의 심사평을 통해 “허남규 시인은 풍부한 어휘력이나 선택된 시어들이 결합돼 시의 형상화에 성공하고 있으며 순간의 짧은 말이 길게 여운을 남기는 시의 속성을 만든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한 “하고 싶은 말을 간결하고 운율감 있게 함축적인 표현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성공하고 있다”며 “어려운 말을 쓰지 않고 쉬운 일상언어를 사용하면서도 내면 의식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묘사하고 있다”는 평을 했다.
허남규 시인은 당선소감을 이렇게 썼다.
“잎이 다 말라비틀어진 다음에 한 줄기 꽃대가 불쑥 솟아 예쁜 꽃이 핀다는 상사화를 퇴직 후 시를 배우면서 알게 됐습니다. 잎과 꽃은 서로 그리워하지만 살아서는 만나지도 못하는 한 몸이라는 사실이 한편으로 신기하기도 놀랍기도 한 미지의 세계였습니다.
평소 마음속에 담아두던 그리움과 기억을 끄집어내 간결한 말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은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시란 함축된 짧은 단어로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주는 매력적인 예술인 것 같습니다.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당선의 영광은 이제부터 더 좋은 시를 쓰라는 격려의 말씀으로 깊이 새겨 생활 속 잔잔한 모습에서 맛나고 정겨운 언어를 찾는 노력을 계속하겠습니다.”
김천에서 출생해 대구한의대 평생교육대학원을 졸업(석사)하고 교육행정직 공무원으로 33년간 재직한 허남규 시인은 김천문화원 부설 문화학교에서 시창작 수업을 받고 있다. 텃밭문학회에 이어 여울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필집 ‘虛心坦懷(허심탄회)’를 발간했다. 현 김천제1신문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