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철 시집 ‘은하수 강가에 앉아’(북랜드)가 발간됐다. 2014년 ‘한국시’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한 서석철 시인의 ‘바람의 손’, ‘말의 사원,에 이은 세 번째 시집 ‘은하수 강가에 앉아’는 ‘여름의 꼬리’, ‘나으리꽃’, ‘달의 뒷면’, ‘아버지의 지게’, ‘천년의 편지’ 등 91편의 시가 3부로 나눠 편집됐다.
‘텃밭에 민들레처럼 눌러앉아’, ‘안으로 삭인 심증은 저릿하다’, ‘윤슬의 풀밭에 몸을 비벼’ 등 각부 제목도 따로 달았다.
염천 하늘에 머리를 흔들며/ 혈식을 하며 사는 것처럼 드세던 여름이 비구름에 몸통을 감추고/ 비꼬리를 끌며 느직느직 지나간다/…중략…/ 마당에 모깃불 번지면 멍석 깔고/ 식구들이 옹기종기 은하수 강가에 앉아/ 엄마가 일렁여 주던 댓살부채 바람에 별들이 떨어져 내리는/ 여름밤의 진수성찬인 긴꼬리 유성 같은 별똥별을 주워 먹었다/ 한세상 지나가는 바람처럼 수없이 떠나간 사람들이 머물렀던 자리에/ 가을이 또 온다
시집 제목이 나온 ‘여름의 꼬리’ 부분이다.
서석철 시인은 시인의 말을 이렇게 썼다.
“삶이 버겁고 초라하게 느껴질 때 내 안의 결핍을 다독이며 잠시나마 지구의 생명체로 존재한 사실을 우주로 송출하듯 하루하루를 풀어놓은 일기처럼 무디게 기록해 보았다.
힘없이 무느져 내리는 허망한 날의 오감을 띄엄띄엄 상형문자로 새겼다.
미천한 시력(詩歷)으로 세상에 또 말을 보태어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서석철 세 번째 시집 해설은 문학평론가인 유성호 한양대 교수가 썼다.
유성호 교수는 ‘새로운 삶의 질서를 가능케 해준 근원적 마음의 힘’ 제목의 해설을 통해 “서석철 시인의 신작시집 ‘은하수 강가에 앉아’는 새로운 삶의 질서를 향해 가지게 된 근원적 마음의 힘을 정성스럽게 갈무리한 아름다운 시간의 도록(圖錄)이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아래는 유성호 교수의 시집 해설 부분이다.
“서석철의 시는 언어의 회귀적이고 대화적인 기능을 존재의 말건넴과 소통 과정에 둠으로써 서정시가 대화적 소통을 통해 자기 성찰의 태도를 견지하는 과정을 선명하게 함축한다. 시인이 자신이나 사물에 대해 취하는 자세를 우리는 이러한 서정시의 전형적 태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에게 귀한 서정시의 영역을 들려준 시집 ‘은하수 강가에 앉아’는 그 점에서 시인의 심화된 자의식과 확장된 타자 의식을 동시에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상주 출신 서석철 시인은 현재 한국문인협회와 한국문인협회 김천지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장시인선 31로 발간된 서석철 시집 ‘은하수 강가에 앉아’는 143쪽 분량이며 책값은 1만원이다.